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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마을적신인술

어풍대08 2006. 9. 11. 23:06
우리이웃] “병명도 몰랐는데…” 오지마을 적신 仁術
국제로타리 韓·日회원등 110명 경북 봉화서 무료진료·봉사활동

▲ 10일 경북 봉화군 봉화읍 청소년수련관에서 국제로타리 3650지구와 일본 도쿄의 2750지구 소속 회원들과 한국전립선협회 의료진들이 의료봉사활동을 벌였다. /월간 로터리코리아 제공
“말도 못하고 늘 답답했었는데, 진단을 받고 나니 속이 다 시원합니다.”

경북 봉화군 재산면에 사는 김춘동(62)씨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년 전부터 하룻밤 새 화장실을 두세 번씩 다녀야 했던 김씨. “수술이라는 말에 겁도 났지만, 혼자서 끙끙 앓아오던 병의 정체(?)를 정확히 알게 돼 후련하다”고 했다.

10일 하루 봉화군 봉화읍 청소년수련관은 노인 전문병원이 됐다. 국제로타리 3650지구(서울 강북)와 일본의 2750지구(도쿄·東京) 회원 50여 명과 ‘한국전립선협회’ 소속 의료진 60여 명이 농촌 노인을 위한 무료진료 봉사에 나선 것이다. 우양구 봉화보건소장은 “군 전체에 비뇨기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는 봉화군에서 진료를 받으려면 40∼60㎞ 떨어진 영주나 안동까지 가야 했다”면서 “봉화군민들에겐 다시 찾아오기 힘든 고마운 기회였다”고 말했다.

무려 374명이 검진과 상담을 받았다. 전원이 무료로 폐렴 예방접종을 받았고, 영양제, 소염진통제, 구충제 등 구급약도 선물로 받았다. 전립선염, 전립선비대증이 확인된 노인들에게는 2개월치 약도 제공됐다. 먼 곳에 사는 노인들은 직접 버스로 모셔오고, 모셔다 주기까지 했다. 개별적으로 병원에 가면 진료비, 교통비 등 50만원도 넘게 들어갈 정도였다.

나이가 들면서 윗눈꺼풀이 처져 시야를 가리는 불편을 겪는 노인 3명은 상안검(上眼瞼) 수술도 공짜로 받았다. 이날 수술을 받은 권석진(65·봉화군 상운면)씨는 “하루 종일 눈물이 나고 앞도 잘 안 보여 불편했었는데, 이렇게 그 자리에서 수술까지 받게 될 줄 몰랐다”며 “너무 고마운 분들”이라고 했다.

진료와 상담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됐다. 300여 평 규모의 1층 대강당에선 3차례에 걸쳐 전립선의 원인, 증상, 치료방법에 대한 강좌가 열렸다. 2층에선 혈압, 당뇨, 혈액검사와 건강상담이 차례로 진행됐다. 진료는 한국비뇨기과학계에 소속된 교수 9명이 맡았다. 대학병원에서 쓰이는 진료장비도 동원됐다.

무료진료와 별도로, 로타리 봉사단은 이날 봉화군에 있는 노인시설을 찾아 고장난 보일러를 교체해 주고, 노인들에게 다과상도 차려줬다. 또 수해지역을 찾아 압력밥솥과 선풍기도 전달했다. 이날 무료진료와 주민봉사에 쓰인 사업비만 7500만원에 이른다. 국제로타리 3650지구 전순표(71) 총재는 “한·일 회원들이 함께 의료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주민들을 직접 찾아 사랑을 전하게 돼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봉화=최재훈기자 acrobat@chosun.com
입력 : 2006.09.11 00:4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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