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여홍순찰세공(與洪巡察世恭)>을쓰신.눌연선생일고...

어풍대08 2013. 11. 15. 18:47

조선중기 유학자 정민도(丁敏道)후손 목판(木板) 기증-

경산에 사시는 정해근(86세, 경산시 압량면 가일리)씨는 최근 문중에서 소중하게 보관해 오던 <눌연선생일고(訥淵先生逸稿)> 목판(木板) 30점을 경산시립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번에 기증한 유물은 기증자의 12대조인 조선중기의 유학자

정민도(丁敏道, 1553~1635)의 문집 <눌연선생일고(訥淵先生逸稿)>를 간행한 목판이다. 1915년 조부(祖父) 정규호(丁圭浩)가 판각하여 편찬한 것으로,

 나주정씨 교리공파 문중에서 보관해 오던 목판 29점과 문집의 표지를 찍은 능화판 1점 등 30점을 이번에 기증한 것이다.

목판 4점이 보관도중 유실되었지만 조선중기 영남지역 사림의 교육정책, 애민사상, 선비정신 등을 엿볼 수 있는 문집를 편찬한 목판이라는 점에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유물을 기증한 정해근씨는 문중일을 맡아오면서 지난 1984년에 <눌연선생일고(訥淵先生逸稿)> 국역본을 간행하는 등 선조가 남긴 소중한 문화재에 깊은 애착을 보여 왔다.

그러나 나무로 제작된 목판을 집안에 보관해 오면서 해충피해와 온습도 문제로 계속 훼손되어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중 영구적이고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고, 많은 시민들도 관람할 수 있는 경산시립박물관에 기증하게 되었다고 기증의사를 밝혔다.

김차곤 경산시립박물관장은 “지난 2009년 한 해 동안 265점의 유물을 기증받았으며,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온 문화재 기증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며,

 올해도 기증문화가 지속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한편 경산시립박물관은 매년 해충․해균 피해를 입기 쉬운 유물에 대한 훈증소독을 실시하고 있으며, 적정 온습도를 유지하는 항온항습 시스템이 가동 중인 수장고에 유물들을 안전하게 보존하고 있으므로 문중이나 가정에서 보관하고 있는 문화재를 박물관에 많이 기증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정민도(丁敏道, 1553~1635)
정민도의 자는 덕소(德邵), 호는 눌연(訥淵), 본관은 나주(羅州)이다.

아버지는 선무랑(宣務郞) 복(復)이며, 어머니는 월성이씨(月城李氏)이다.
  눌연선생은 임진왜란 후 청도지역의 선비들과 우연서원(愚淵書院)에서 경학을 강독하며 예설을 강론하고 후학을 양성한 유학자로,

선조(宣祖)가 그를 남학교수(南學敎授) 겸 구군훈도(九郡訓導)로 임명하여 지역 유생들의 체계적인 교육을 맡겼을 정도로 학식이 뛰어났던 인물이다.

 사후에는 통정대부 예조참의(通政大夫禮曹參議)로 증직되었다.

▶ <눌연선생일고(訥淵先生逸稿)>
  <눌연선생일고>는 조선중기의 유학자 정민도(丁敏道;1553~1635)의 문집으로, 1915년 10세손 정규호(丁圭浩)에 의하여 편집, 간행되었다.

 문집은 현재 나주정씨 문중을 포함하여 국립중앙도서관, 고려대학교도서관, 성균관대학교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목판본(木板本). 2권 1책(62張)
목판은 처음 33점으로 판각되었으나 4점은 유실되었다.
서문(序) : 甲寅(1914) 이재집(李在緝), 乙卯(1915) 류필영(柳必永)
발문(跋) : 乙卯(1915) 정대식(丁大植), 정우섭(丁右燮), 정규호(丁圭浩)

권1에는 부(賦) 1편, 시(詩) 11수, 서(書) 4편, 축문(祝文) 3편, 발(跋) 2편이 수록되어 있으며, 권2는 부록으로 유사(遺事) 1편, 행장(行狀) 1편, 축문 1편, 묘갈명(墓碣銘), 중수기(重修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書)의 <여홍순찰세공(與洪巡察世恭)>은 정무에 관한 서한으로 청도현의 창고가 임진왜란으로 파괴되었으므로, 황폐된 터에 백성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조처해 달라는 내용이다.
발(跋) 가운데 <회유구읍제생흥학문(回諭九邑諸生興學文)>」은 후학들에게 학문을 권장하고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함과 아울러 현(縣)의 향교와 마을 서당의 학규(學規) 13절목을 제정한 것이다.

학규에는 8세부터 15세까지 효우(孝友)와 경장(敬長) 및 학문과 독서하는 기본태도 5절목을 기록하였고,

 15세 이후부터 장년에는 효우(孝友)와 경장(敬長)으로부터 뜻을 바로 세우고 고요히 생각하여 주일(主一)로 경(敬)할 것과 자의(字義)와 문의(文義)로써 문맥을 통하게 할 것 등 학문하는 방법, 태도, 과정, 규율 등을 8조목으로 나누어 기록하고 있다.

 <회유구읍제생흥학문(回諭九邑諸生興學文)>은 16세기 영남사림의 교육정책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