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에수박을처음으로들어온홍다구...도문대작.
‘씨 없는 수박’의 부활, 충북 진천 이 열다 ◎ 수박은? | ||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이 원산지 국내선 연산군 때 첫 재배
“우리가 애굽에 있을 때는 값 없이 생선과 오이와 수박과 부추와 파와 마늘을 먹은 것이 생각나거늘…” 구약성경 민수기 11장5절에는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공짜로 먹던 수박을 회상하는 내용이 나온다. 3300년 전 성경에 등장할 정도로 수박은 역사가 오래된 과일이다. 원산지는 남아프리카 중앙부의 칼라하리 사막으로, 이곳에서는 오늘날에도 많은 야생종이 발견된다. 수천 년 전 수박은 지금 우리가 먹는 것과 같은 크고 단맛을 내는 과일은 아니었다. 단맛은 거의 없고 크기도 주먹만했다. 수박이 오늘날과 같이 시원한 여름과일로 변모한 것은 3000년 전 지중해 연안으로 전파된 후부터다. 기원 초기에 로마로 건너간 수박은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이후 신대륙의 발견과 함께 아메리카로 건너가게 되었다. 동양으로 전래된 것은 11세기 무렵이다. 톈산산맥 남쪽의 실크로드를 따라 교역을 하던 대상들이 수박을 중국에 소개했다. 수박을 처음 본 중국인은 서역에서 왔다고 해서 서과(西瓜)라는 이름을 붙였다. 우리나라는 ‘연산군 실록’(1450)에 수박의 재배에 대한 기록이 최초로 나타난다. 그러나 신사임당(1504~1559)이 그린 초충도병풍(草蟲圖屛風)에 수박이 자세하게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그 전에 수박 재배가 보편화되었으리라 짐작된다. 허균이 쓴 ‘도문대작’에서도 ‘고려를 배신하고 몽골에 귀화하여 고려 사람을 괴롭힌 홍다구(1244~1291)가 개성에다 처음으로 수박을 심었다’는 구절이 있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 통계에 따르면 2003년 세계의 수박 재배면적은 347만㏊로, 우리나라 총 경지면적인 200만㏊보다 넓다. 생산량은 9179만톤으로 주요 생산국은 중국, 이란, 미국, 그루지아, 일본 등이다. 중국은 2003년 세계 수박 생산량의 72.3%인 6643만톤을 생산했다. 우리나라는 2003년 2만3500㏊에서 78만3300톤을 생산했는데 고온지대인 경상남도의 생산량이 22만5400톤으로 27.8%를 차지한다. 수박은 치명적인 덩굴쪼김병을 피하기 위해 이 병에 저항력이 강한 박이나 호박에 수박을 접붙여 재배한다. 수박은 저온에서 뿌리를 잘 내리지 않기 때문에라도 토착력이 강한 박이나 호박의 몸을 빌린다. 집마당에 먹고 남은 수박씨를 심으면 수박이 열리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수박은 완전히 익게 되면 과육과 씨앗이 조금 떨어진다. 잘 익은 수박을 두드리면 통통 소리가 나는 것은 과육과 씨앗 사이의 공기가 울리기 때문이다. 반면 덜 익은 수박은 속이 꽉 차 있어 탁탁 소리가 난다. ‘두드려보면 안다’는 전통적인 수박 감별법의 비밀은 수박 속 공기에 있다. |